[ 1 :: 생일에 관한 고찰 ]
여름이 좋았다.
내 생일이 최고인 줄 알았다.
그 어떤 날보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누구에게나 생일은 있고 모두에게 생일은 소중하기에
내 생일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의미부여된 날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왜, 그 하루는 누구보다 특별하게 보내고 싶을까.
시간이 가는 게 그렇게 아까울까.
연연하고싶지 않은 마음과 누구보다 행복하고픈 마음이 자꾸 싸운다.
그나저나, 이제 여름도 싫다.
[ 2 :: 모두의 생일 ]
어릴 땐 몰랐는데, 나이 먹고 드는 생각.
여자로 태어난 사람들이 모두 애를 낳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출산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며 그 후유증은 평생을 간다.
그런데 엄마가 날 낳은 일은 자연스러운 일로만 생각했다.
엄마는 엄마의 무언가를 포기하고 희생하셨다는 사실을 안지 얼마 안 됐다.
배가 불러왔을 때, 출산의 순간에 얼마나 무서웠을까.
시간이 흘러 내 나이도 벌써 엄마가 나를 낳았을 나이에 다다랐다.
엄마도 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출산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의 억압을 느끼지 않아도 됐을텐데.
젊음을 좀 더 즐길 수 있었을텐데 ..
엄마의 젊음이 아깝다.
요즘은 할머니 생각도 자주 난다.
얼마 전에 보성에 갔을 때도 할머니가 마중 나오실 것 같았다.
문득 코코 ost인 remember me가 생각나서 들었더니 감성 폭발했다.
할머니의 젊음은 어땠을까 ..
엄마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젊음이 있었다.
인생은 무엇일까. 무얼 위해 태어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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