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 후기
분야: 소설/현대고전
지은이: 어니스트 헤밍웨이
옮긴이: 김욱동
출판사: 민음사
#1
"할아버지는 제게 자명종 같아요." 소년이 말했다."내 나이가 자명종인거지. 한데 늙은이는 왜 그렇게 일찍 잠에서 깨는걸까? 하루를 좀 더 길게 보내고 싶어서일까?" 노인이 말했다.
#2바다가 이렇게 잔혹할 수도 있는데 왜 제비갈매기처럼 연역하고 가냘픈 새를 만들어냈을까? 바다는 다정스럽고 아름답긴 하지. 하지만 몹시 잔인할 수 있는데다 갑자기 그렇게 되기도 해.가냘프고 구슬픈 소리로 울며 날아가다가 수면에 주둥이를 처박고 먹이를 찾는 저 새들은 바다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 연약하게 만들어졌단 말이야.
#3"이 늙은이야, 뭔가 좀 유쾌한 일을 생각해 봐. 이제는 시시각각 집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지 않은가.게다가 고기 무게가 20kg이 줄어 배는 그만큼 가볍게 달리고 있고 말이야." 그가 말했다.
#4네가 그 고기를 죽인 것은 다만 먹고 살기 위해서, 또는 식량으로 팔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어, 하고 그는 생각했다.자존심 때문에, 그리고 어부이기 때문에 그 녀석을 죽인거야. 너는 녀석이 아직 살아있을 때도 사랑했고, 또 녀석이 죽은 뒤에도 사랑했지.만약 네가 그 놈을 사랑하고 있다면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 거야. 아니, 오히려 더 무거운 죄가 되는걸까?
#5"칼을 갈 숯돌이 있으면 좋으련만." 노인은 노 끝 부분에 묶은 끈을 살펴보고 말했다. "숯돌을 가지고 올걸 그랬어." 갖고 왔어야 할 것이 많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하지만 이 늙은이야, 넌 그것들을 가지고 오지 않았잖아. 지금은 갖고 오지 않은 물건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지금은 갖고있는 물건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란 말이다.
#6만약 이 고기를 잡으면 기도를 하겠다고 약속했었지, 하고 그는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너무 지쳐서 기도를 드릴 수 없어.
#7헌데 너를 이토록 녹초가 되게 만든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이냐. 하고 그는 생각했다."아무것도 없어. 다만 너는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그는 큰소리로 말했다.
노인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지금까지 내가 봐온, 그리고 내가 그리는 노년의 삶은 젊은 시절 벌어놓은 돈으로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며 사는 삶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산티아고의 노년을 보며 노후라고 먹고 놀기만 할 수 없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는 먹을 것도 가족도 없고, 집도 변변치 않은,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위 상황들 중에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역시 홀로된 삶...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함인지 혼잣말이 많은 것도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그나마 소년이 그의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보면, 노인이 스스로의 삶을 외롭지만은 않다 생각한 것은 소년 한 사람 덕분만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무엇보다 그를 움직이도록 했던 삶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존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닌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일. 그 소중한 일을 그가 하고있었다.
물고기를 낚는 것에 대한 자신감,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
난 평생동안 한 번이라도 내가 사랑하는 일을 찾을 수나 있을까?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노인의 삶이 더 위대하게 느껴졌다.
그의 여정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으며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는 평범한 우리 인간들의 삶과 닮아있었다. 그의 항해는 인생의 항해였으며 그의 여정은 인생의 시행착오나 다름없었다. 또한 무엇보다 닮고싶었던 것은 어느 상황이든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였다.
(사실, 낚시에 대해 잘 몰라서 책의 묘사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낚시광들이 생겨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ㅋㅋㅋ 물고기는 낚시대만 던져놓으면 잡히는 건줄 알았는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기술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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