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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소설세작품비교]홍길동전, 박씨전, 유충렬전 비교하기

by 윤쓰다 2020. 9. 23.

 

국문소설 세 작품 비교 :: 홍길동전, 박씨전, 유충렬전 비교하기

 

홍길동전, 박씨전, 유충렬전. 이 세 국문소설을 읽고 그 내용을 서로 비교하도록 하겠다. 먼저 위의 세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영웅 소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같은 영웅소설임에도 서로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홍길동전과 유충렬전은 단순히 영웅소설(창작 군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박씨전은 전반부에는 창작군담소설, 후반부는 역사군담소설, 전체적으로는 여성 영웅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박씨전이 역사군담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박씨의 남편 이시백이 1592년부터 1660년 사이에 살았던 실제 인물이라는 점, 임경업이 조선 중기 이괄의 난을 진압한 명장으로서 실제 인물이라는 점을 보고 우리는 이 작품이 역사군담소설임을 알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에 들어 가기 앞서 이 작품들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홍길동전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이후 창작된 작품이고 다음, 박씨전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을 전후로 창작되었다. 또한 유충렬전은 중국 명나라 영종 때 창작 되었다.

홍길동전의 작가는 허균이고 박씨전과 유충렬전은 작가를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세 작품의 주인공들의 출생은 어떠하였는가? 홍길동전의 길동은 청룡이 달려드는 꿈을 꾼 후 잉태되어 명문가의 자제이자 첩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박씨전의 박씨는 박처사의 딸로 전생의 업보로 인해 못생긴 얼굴이지만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 또한 유충렬전에서 유충렬의 부모는 아이가 생기길 간절히 기도하였고 천상 선관이 하강하는 꿈을 꾸고 비범한 기상을 가진 유충렬을 낳게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세상에 태어나게 된 주인공들의 집안 분위기는 어땠을까? 일단 홍길동은 누구나 알 듯이 적서차별과 신분제도에 상처받으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며 온갖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했다. 이런 상황만 보더라도 홍길동은 집안 분위기를 그리 화목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씨전의 박씨도 못생긴 얼굴 때문에 시백에게 외면당하고 가족들도 그녀의 얼굴을 보고 모두 비웃는 것을 보면 가정 내에서 꽤나 무시당하며 서러운 나날을 살았을 것이다. 유충렬은 부모가 어렵게 낳은 아이인 만큼 사랑으로 보살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작품 초반부부터 나타나는 온갖 수난 때문에 행복할 겨를도 없이 고난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세 작품 속 주인공들의 능력은 대단한 것을 넘어 비범하다. 첫째, 홍길동은 온갖 도술, 분신술을 사용하고 순간이동을 하는데 못쓰는 초능력이 없을 정도이다. 박씨는 이득춘이 급히 입어야 할 조복을 하룻밤 사이에 짓는 것은 기본이고 비루먹은 말을 싸게 사서 중국 사신에게 비싼 값에 팔아 재산을 불리고 시백이 장원급제를 하도록 만들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일등 신부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유충렬은 무술과 도술을 이겨 단독으로 전쟁에 나서 적을 무찌르는데, 옥관도사의 도술도, 명장들의 무술도, 최 일귀 등도 당해 내지 못하고 쫓겨갔다고 하는 대목을 보면 유충렬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영웅들은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홍길동은 신분차별에 저항할 줄 알고 가난한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을 가진 정의로우면서 따뜻하고 총명한 성격, 박씨는 집안일과 남편의 일을 현명하게 돕고 시련을 묵묵히 극복할 줄 알며 전쟁과 침입을 막아내는 용사같은 성격, 유충렬은 가정의 붕괴라는 큰 시련을 겪지만 이를 담담히 회복시키려고 노력하는 강인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영웅을 다시 한 번 존경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을 알 수 있기까지의 서사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홍길동전은 영웅의 일생을 태어날 때부터 마지막까지 순서대로 서술하고 있고, 박씨전은 박씨의 혼인을 전후로 전쟁이 승리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또한 유충렬전은 유충렬이 어떻게 태어난 것인지부터 가정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서술한다.

영웅이 이러한 인생을 살아가야 했던 데에는 시대적인 현실이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살던 시대는 어떤 상황이였는가. 홍길동이 살던 중세 시대, 임진왜란 이후로 신분제도가 흔들릴 뿐 아니라 적서차별이 심하였고 양반들의 농민 수탈이 극심하던 시기였다. 또한 사회 질서가 어지러워지자 많이 유민들이 생겼고 이들이 도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허균이 이런 현실을 작품에 담아냈을 것이다. 또한 박씨전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민족의식이 강한 작품이다. 병자호란은 한반도 역사상 전쟁에서의 첫 패배는 우리 조상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이러한 슬픈 역사를 문학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민중의 마음이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까지도 전해짐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충렬전은 당시(명나라 영종) 토목지변으로 인해 나라가 어지러운 때였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을 주인공들은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일단 홍길동은 가출을 했다. 집을 나간 후 길동은 도적 떼의 우두머리가 되었고 조선 팔도를 다니며 못된 벼슬아치들이 힘 없는 백성에게서 뺴앗은 재물을 훔쳐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돌려주는 일을 한다. 그리고 이 무리의 이름을 활빈당 이라고 짓는다. 박씨전의 박씨는 먼저 허물을 벗고 외모로 인해 겪었던 고난과 시련을 극복했다. 또한 박씨는 병자호란에서 능력을 발휘하여 전생을 승리로 이끌었고 자신을 없애려한 무리들의 행동을 미리 예상하고 기홍대를 제압한다. 이후 왕비가 보낸 용골대도 무찌른 그녀의 모습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나 멋진 이들을 승리로 이끄는 데에는 스스로의 능력 뿐만 아니라 조력자의 도움 또한 있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홍길동은 활빈당에 소속된 일원들이 조력자라고 할 수 있긴 하겠지만 그 스스로도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박씨도 비범한 능력을 갖고있어 딱히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유충렬전에는 장인인 강희주가 등장하며 위험한 상황에서 강희주의 집에서 살다가 그의 사위가 되었기 때문에 유충렬에게는 강희주가 그의 조력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주인공들의 능력과 조력자 덕분에 그들이 원하는 삶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홍길동전은 길동이 율도국을 정벌하고 왕의 자리에 오르고, 조선(역사) 밖으로의 도피를 하며 끝난다. 또한 박씨전은 왕에게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국왕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외모로인해 받았던 시련이 극복되는 듯 하다. 유충렬전은 롤로 반란군을 쳐부수고 정한담을 사로잡은 후 아버지, 어머니, 장인, 부인을 찾고 정한담 일파를 물리친 후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린다.

다음은 이 작품들 각각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모든 문학 작품에는 셀 수 없는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을테지만 그 중에서도 소개하고 싶은 특징을 서술하도록 하겠다. 홍길동전은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이다. 그리고 조금은 슬픈 특징이 있는데, 사실 신분제도 속의 모순에서 비롯된 시련을 겪은 홍길동 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 , 왕조차도 그 굴레 속에 살아야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한 사람의 힘으로는 그것을 해결할 수 없었고 다만 시대적인 흐름이 이를 해결해줄 뿐이라는 것이다. 길동의 노력으로도 완벽히 구제도를 없앨 수는 없었던 것을 보면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였는지를 알 수 있다.

박씨전의 박씨는 다른 여성 영웅 소설과는 다르게 남장을 하지 않은 채로 전쟁에 출전하였고 전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부분은 독자들에게 여성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희열감을 느끼도록 한다. 유충렬전은 한문 어구와 문체를 많이 사용하고 천상계와 지상계의 이원적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특징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들의 어느 부분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까? 홍길동전은 당대의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혁신하려는 사상이 담겨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각성하도록 돕고 싶었을지 모른다. 다음, 박씨전은 역사적으로 패배한 전쟁을 문학적인 승리로 이끌어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여성 영웅 소설인 만큼 남성 뿐 아니라 여성의 능력 또한 가치있음을 보여주고 우리 민족의 자주 의식 또한 느끼도록 해준다.

이에 더해 이 작품들의 문학사적 의의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문학사적 의의를 따로 찾는 이유는 이 작품들이 역사적 의의와 문학사적 의의는 엄연히 독자들에게 다른 부분에 있어서의 감동과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먼저 홍길동전의 문학사적 의의는 무엇일까? 이 작품은 신화와 조선 후기 영웅 소설을 연결하는 중간 단계의 특징을 지녔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전기적 요소를 탈피하고 비로소 소설의 형태를 갖춘 국문 소설의 효시이다. 다음, 박씨전은 패배에 대한 정신적 보상 뿐 아니라 문학을 통한 독자들의 시련 극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충렬전 유형의 일생이라는 유형적 구조를 가장 충실하게 그린 대표적인 영웅 소설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찾아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위의 작품들을 읽은 독자들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홍길동전을 읽은 독자들은 신분제도의 부조리함과 적서 차별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느끼고 현실 극복 의지를 다졌을 것이다. 홍길동이 의적이 된 것을 보고 어떤 이는 자신도 홍길동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어떤 이는 홍길동이 율도국으로 떠난 것처럼 세상을 등지고 산 속이나 섬으로 떠났을지도 모른다. 박씨전을 읽은 독자들은 어떠했을까? 얼굴에 심한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박씨가 겪는 수모를 보고 공감을 하거나 분노할 수 있겠고 평소 영웅 심리가 내제된 사람이라면 박씨처럼 국가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겠다 다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여성이라면 같은 여성인 박씨를 통해 자긍심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남성의 입장에서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을 듯하다. 유충렬전을 읽은 독자는 그가 겪은 고난과 역경을 숨죽이며 보다가 그가 가족들과 재회했을 때에는 환호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렇다면 이 작품들의 공통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맨 처음에도 말했듯이 이 작품들은 영웅의 일생과 활약상을 다루는 영웅소설로서 영웅적 면모를 드러낸다. 그리고 모두 고난을 겪은 후 고난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드러나는데 이것을 극복하기에 개인의 힘은 너무나 나약할 수 있지만 이 소설들에서는 주인공이 기이하고 비범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고난 극복이 가능하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런 고난들을 이겨내고 자신을 무시했었던 사람들을 포함해 모두에게 인정받고 원하던 것을 이루어낸다. 이러한 공통점은 주몽 설화 이후로 전해지는 한반도적 영웅 소설의 일반적인 구조와 유사하다. 이를 보아 이 세 작품들이 한반도적 영웅 소설의 구조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자료: 한국고전소설의이해(저: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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